"회사원도 줄서서 먹어요"…맛집 성지된 '기차역' 대반전 [송영찬의 신통유통]

입력 2024-02-01 16:15   수정 2024-02-01 17:19

1일 오전 11시20분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 4층. 평일인데도 ‘올드페리도넛’ 매장 앞에는 10분 뒤 판매를 시작하는 도넛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회사원 최모씨(31)는 “일찍 오지 않으면 인기있는 맛은 금방 품절된다는 말에 점심시간을 앞당겨 나왔다”며 “몰에서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가져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과거 번잡한 이미지의 민자역사들이 ‘맛집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대대적 식음료(F&B) 리뉴얼 효과다. 더 이상 기차 타기 전 들르는 곳이 아니라 맛집 때문에 일부러 찾아오는 ‘핫플’로 부상한 덕에 민자역사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HDC아이파크몰, 작년 최대 연매출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용산 민자역사를 운영하는 HDC아이파크몰의 지난해 매출은 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9% 증가했다. 2006년 개장 이후 최대 연 매출이다. 특히 작년 12월은 470억원의 역대 최대 월매출을 기록했다.

대대적인 F&B 혁신이 가져온 실적 호조다. 맛집을 찾아오는 소비자를 늘면서 주력인 패션·리빙 부문 매출도 상승하는 선순환이 나타났다. 2022년 7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대수 사장은 용산역을 찾은 소비자들 뿐 아니라 인근 직장인들과 맛집을 찾는 MZ세대를 모두 끌어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F&B 리뉴얼에 집중한 이유다. 식당가에만 배치하던 F&B 브랜드를 패션이나 리빙 매장 사이 사이에도 배치했다. 특히 작년 한 해 200여개의 F&B 팝업도 열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브랜드는 즉각 정식 매장으로 입점시켰다.

2021년 57개였던 아이파크몰의 F&B 매장은 지난해 117개로 늘었다. 특히 ‘올드페리도넛’ ‘오시오카페’ ‘콘타이수끼’ 등은 대형 유통시설 중엔 처음으로 아이파크몰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 아이파크몰의 F&B 매출은 전년대비 27% 늘었다. 2022년(46%)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신장률이다.

맛집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며 패션(19.8%)과 리빙(12.0%)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 ‘충성고객’도 늘었다. 아이파크몰 멤버십 회원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F&B 리뉴얼이 본격화된 2년 전과 비교해 2030 회원 수가 4배 이상 늘었다.
대대적 리뉴얼 거친 서울역도 '맛집 성지'로
MZ세대의 성지로 환골탈태한 곳은 용산역 뿐만이 아니다. 서울역 민자역사를 운영 중인 한화커넥트(옛 한화역사)의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은 2022년부터 2년에 걸쳐 3층과 4층 공간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며 ‘땀땀’ ‘호시카츠’ ‘이도곰탕’ 등 지역 유명 맛집을 대거 유치했다. 오는 4월엔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가 이곳에 4호점을 연다. 일반 식당가를 맛집 중심의 미식 거리로 탈바꿈한 결과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의 지난해 매출은 리뉴얼 전인 2021년과 비교해 64.7% 늘었다.

커넥트플레이스는 단순 유명 브랜드 유치를 넘어 자연 채광과 외부 조망도 강조했다. 방문객들이 기차역에 있다기 보다는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민자역사가 유통업계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선 20여년 전부터 민자역사 개발이 본격화되며 주요 도시의 민자역사가 핵심 유통시설로 자리잡은 곳이 많다”며 “젊은층 사이에서 기차역의 이미지가 바뀌며 F&B가 아닌 기타 매장의 매출 증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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